마오리족 전통 문신 ‘모코’, 단순한 예술이 아닌 살아 있는 역사다
우리가 흔히 보는 문신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지닌 문신이 있다. 바로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의 전통 문신인 **모코(Moko)**다. 단순한 장식이나 유행이 아닌, 한 사람의 역사와 공동체의 정신을 피부 위에 새기는 신성한 예식이다. 지금부터 그 깊은 상징과 문화적 의미를 함께 살펴보자.
◆ 정체성을 새긴 문신, 모코의 깊은 뜻
모코는 단순한 패턴이 아니다. 마오리족에게 있어 모코는 혈통(whakapapa), 즉 가문의 뿌리와 개인의 삶을 기록하는 일종의 신체적 역사서다. 각 문양에는 개인이 속한 부족, 사회적 지위, 개인의 경험과 업적 등이 담긴다.
문양 하나하나는 그 사람의 ‘정체성’이다. 그래서 모코는 마오리 사회에서 **보물(Taonga, 타옹가)**로 여겨지고, 그 사람의 **지적 재산(intellectual property)**으로 존중된다.
◆ 얼굴에 새기는 문신, 신성함의 상징
마오리 문화에서 **머리(head)**는 가장 신성한 부위다. 이 때문에 얼굴 전체에 모코를 새기는 것은 특별한 의식을 의미한다. **마타오라(Mataora)**라 불리는 얼굴 모코는 고귀한 혈통과 높은 지위를 상징하며, 강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전사들이 적을 위협하는 수단으로도 사용되었다.
여성들의 경우는 주로 **입술(Ngutu, 응우투)**과 **턱(Kauae, 카우아에)**에 모코를 새기는데, 이를 **모코 카우아에(Moko Kauae)**라고 부른다. 이는 여성의 영적 능력, 가문, 공동체 내 리더십을 표현한다.
◆ 모양에도 의미가 있다: 모코 문양 디자인
모코의 디자인은 결코 임의로 선택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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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루(Koru): 고사리 잎이 말리는 모양으로 새로운 시작과 생명력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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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와(Manawa): 중심선으로 **심장(heart)**을 상징하며, 인생의 흐름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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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선형 문양(spiral): 얼굴 윤곽을 강조하며 감정을 시각화
이 외에도 각 문양은 그 사람의 가족 이야기, 전쟁의 승리, 장례 의식 등과도 관련이 있다. 이처럼 모코는 ‘몸에 새긴 전기(Biography)’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어떻게 새길까? 전통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시술
예전에는 '우히(Uhi)'라는 조각칼과 '타(Tā)'라는 망치로 문양을 조각하듯 새겼다. 이는 단순히 잉크를 주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피부를 파내는 형태여서, **고통(pain)**이 컸고 회복에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염료는 나무 그을음 등 자연 재료로 만들어졌다.
이 과정을 수행하는 문신사는 '토훙아 타 모코(Tohunga Tā Moko)'로 불리며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졌다.
현대에는 바늘을 이용한 일반 문신 기법도 사용되지만, 전통 방식과 혼합하여 의식적 의미를 되살리는 경우가 많다. 시술 전에는 가족과 웃어른의 **동의(consent)**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 '모코'와 '키리투히'는 다르다
마오리족이 자신의 문화를 지키기 위해 새기는 것이 '모코(Moko)'라면,
**키리투히(Kirituhi)**는 마오리 문양을 차용했지만 비마오리인이 예술적 목적, 즉 미적 표현으로 새기는 문신이다.
'키리투히'는 '스킨 아트(Skin Art)'로 분류되며, 전통적 상징과는 거리를 둔다. 그렇기에 **문화적 존중(cultural respect)**을 위해 두 개념을 혼동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마오리족은 모코를 통해 문화적 정체성과 자긍심을 계승하고 있다. 식민 지배 시기에 억압받았던 이 전통은 이제 예술과 정신성을 회복하며, 현대인들의 가슴에 더욱 깊이 새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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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코에 담긴 이야기는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선 살아 있는 유산이다. 혹시 마오리 예술이나 뉴질랜드 문화를 더 알아보고 싶다면, 이 링크를 통해 관련 콘텐츠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