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향긋한 향신료 냄새가 풍겨온다면, 어쩌면 그것은 ‘파코라(pakora)’가 튀겨지고 있다는 신호일지 모른다. 인도의 대표 간식인 파코라는 낯설면서도 어딘가 친근한 음식이다. 마치 우리나라의 빈대떡이나 서양의 팬케이크(pancake)를 연상케 하는 파코라의 매력을 지금부터 풀어본다.
🌱 파코라는 어떤 음식일까?
파코라는 인도 전역에서 사랑받는 튀김 요리다. 주로 병아리콩 가루(gram flour) 반죽에 채소나 고기, 생선을 넣고 기름에 바삭하게 튀긴 음식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으로, 인도의 비 오는 날과 찰떡궁합인 간식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인도 북부에서는 양파, 감자, 시금치, 고추 같은 채소를 넣은 파코라가 인기다. 남부 지역은 약간 다른 향신료를 더해 풍미를 더하기도 한다. 여기에 민트소스나 타마린드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그 맛은 말로 다 하기 어렵다.
🌾 병아리콩 가루의 비밀
파코라의 핵심 재료인 병아리콩 가루는 인도 요리에 자주 쓰이는 **베산(besan)**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글루텐이 없어 소화가 잘되고, 고소하면서도 고단백이다. 건강식으로도 손색없으며, **채식주의자(vegetarian)**에게 매우 유용한 재료다.
파코라에 쓰이는 향신료는 다양하다. 커민, 고수, 칠리, 심지어 힌지(asafoetida) 같은 독특한 향신료까지. 이런 향신료들이 조화를 이루며 파코라 특유의 깊은 풍미를 만든다.
🍽 우리 음식과 닮은 파코라
파코라는 한국의 빈대떡과도 비슷하다. 병아리콩 가루 반죽에 다양한 재료를 넣고 기름에 튀기는 방식은, 녹두 반죽에 채소나 고기를 넣고 지지는 빈대떡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맛과 향신료는 전혀 다르지만, 간식과 반찬의 중간 지점에 있는 음식이라는 공통점은 흥미롭다.
서양의 팬케이크나 프리터, 일본의 텐푸라와도 비슷하다. 세계 각국에는 이렇게 재료를 반죽해 튀기거나 지지는 음식들이 존재하며, 그 지역 문화에 따라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다.
🌏 전통에서 현대까지, 파코라의 진화
요즘 인도에서는 전통적인 채소 파코라뿐만 아니라, 치즈, 파스타, 심지어 초콜릿을 넣은 파코라까지 등장하고 있다. 인도 청년층 사이에서는 길거리 간식에서 한 끼 식사로, 또는 카페 디저트로까지 진화한 파코라가 인기다.
심지어 미국이나 유럽의 인도 음식점에서도 파코라는 단골 메뉴다. 파코라는 이제 더 이상 인도만의 음식이 아니라, 세계인이 즐기는 글로벌 푸드로 자리 잡고 있다.
비 오는 날, 파코라 한 입 어떠세요?
인도에서는 비 오는 날이면 따뜻한 파코라와 짜이(인도식 밀크티)를 곁들이는 풍경이 익숙하다. 우리도 그 분위기를 집에서 느껴보고 싶다면, 병아리콩 가루만 준비하세요. 바삭한 파코라와 함께 인도식 티타임을 즐겨보는 것도 꽤 근사한 경험이 될 것이다.